[실전촬영노하우] #2. 작은 피사체를 포착하는 도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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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전촬영노하우] #2. 작은 피사체를 포착하는 도구

by 사노러면 2024. 5. 6.
여러분 중에도 봄맞이 출사를 떠나시는 분들이 많겠죠? 
봄을 맞이하여 가장 많이 찍는 사진 중 하나가 바로 꽃 사진일 텐데요~
멀리서 풍경을 담는 것도 좋지만, 가까이 다가가 꽃을 화면 가득 담는 것이 더 좋지 않을까요?
오늘은 아주 작은 피사체를 크게 촬영하는 접사 촬영에 필요한 도구를 소개합니다.


작은 피사체를 포착하는 도구
 
이 세상에는 밤하늘의 은하처럼 아주 멀고 큰 피사체도 있지만 꽃이나 식물의 잎맥, 곤충이나 물고기의 반짝이는 
비늘과 같이 아주 작기 때문에 그 아름다운 조형미를 평소에 느끼지 못하고 지나가는 피사체들이 너무나 많습니다. 
이러한 작은 것들이 가진 아름다움을 보지 못하고 지낸다는 것은 정말 안타까운 일이라 할 수 있는 것이지요. 
사람의 눈이 가진 한계 때문에 어찌 보면 어쩔 수 없는 일 일수도 있습니다만, 
우리는 Homo Faber 즉 도구의 인간이기 때문에 카메라와 렌즈라는 도구를 통해 우리 눈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습니다. 
이번 이야기에서는 작은 것을 보지 못하는 인간 눈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접사 촬영과 도구에 대해서 이야기하려 합니다. 
 
접사 촬영이란 아주 작은 피사체를 크게 촬영하는 기법을 의미 합니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많이 사용하는 렌즈, 예를 들어 EF-S 18-55mm 같은 렌즈의 경우, 
작은 피사체에 아무리 가까이 접근시키더라도 그 한계가 있어 우리가 원하는 만큼 작은 것을 크게 촬영할 수가 없습니다. 
 
작은 피사체를 얼마만큼 크게 찍을 수 있나를 나타내는 기준으로써 우리는 배율이라는 단어를 사용합니다. 
렌즈 사양표를 보면 렌즈의 배율이 표시되어 있는데 예를 들어 50mm 렌즈의 경우 배율이 0.15배로 되어 있습니다. 
우리가 마트에 가서 천체 망원경이나 현미경을 보면 배율 150배, 300배 이런 표시가 되어 있는것에 익숙해져 있어 
“카메라 렌즈 50mm 에서는 겨우 0.15배 인가?” 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오해를 풀기 위해 사진렌즈에서의 배율의 의미를 조금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0.15배는 피사체 가장 가까이서 촬영했을 때 피사체의 원래 크기가 이미지 센서 면에 0.15배로 표시 된다는 뜻입니다. 
즉, 그림 1과 같이 크기가 1cm인 꽃을 50mm 렌즈로 촬영하는 경우에 센서상에는 0.15cm의 크기의 상이 맺히는 것이지요.
 
 
(그림1. 0.15배의 50mm 렌즈)

하지만 이 정도 배율로는 작고 섬세한 것을 표현하기에는 많이 부족합니다. 
따라서 접사 촬영을 위해서는 이를 위해 특별히 고안된 액세서리 혹은 특수한 렌즈를 사용하여 
배율을 높여줄 필요가 있는데 크게 4가지의 도구가 준비되어 있습니다.
 
접사 촬영 시 배율을 높여줄 도구
 
- 리버스 링
- 익스텐션 튜브
- 클로우즈 업 렌즈
- 접사렌즈 (매크로 렌즈)
 
 
리버스링 렌즈를 우리가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방향이 아닌 반대방향으로 장착할 수 있도록 해 주는 장치를 말합니다. 
한쪽은 필터처럼, 반대쪽은 렌즈 마운트 처럼 생겨서 카메라를 꺼꾸로 바디에 장착할 수 있게 되는데, 
카메라에 렌즈를 꺼꾸로 끼우게 되면 상당한 접사 효과를 거둘 수 있지만 요즘에는 거의 잘 쓰이지 않는 것 같습니다. 
리버스 링 자체의 가격은 저렴하기 때문에 쉽게 접사 촬영에 도전할 수 있지만 조리개 제어가 안되기 때문에 
심도를 조절할 수가 없으며 (물론 꼼수로 조절하는 방법은 있지만 복잡하고 위험합니다.) 또한 매크로 플래시 사용도 쉽지 않습니다. 
 
두번째는 익스텐션 튜브(Extension tube) 입니다. 
익스텐션 튜브 렌즈와 필름면까지의 거리를 늘려주어 센서에서 봤을 때 이미지 서클의 크기를 키워주는 역할을 합니다. 
일반렌즈뿐만 아니라 매크로렌즈에 사용하는 경우에도 어느 정도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손쉽게 배율을 늘릴 수 있는 익스텐션 튜브에도 몇 가지 단점이 존재합니다.  
매크로 전용렌즈보다는 아무래도 화질이 좋지 않으며, 모든 렌즈에 장착이 가능하지 않습니다. 
또한 포커싱 범위의 제한이 생겨 조금 멀리 있는 피사체를 촬영할 수 없게 되기 때문에 
접사촬영을 하다가 바로 일반 사진을 찍기에는 불편함이 따르고 MF를 사용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습니다.
 
(그림 2. Canon Extension Tube EF 25II)
 
 
세번째는 클로우즈 업 렌즈 입니다. 
클로우즈 업 렌즈는 마치 렌즈 앞에 장착하는 필터와 유사한 형태를 하고 있는 일종의 돋보기 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저렴하게 접사의 세계를 접해 볼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화질은 다음에 소개할 접사렌즈보다 좋지는 않습니다. 
 
네번째는 접사렌즈 (Macro Lens) 입니다. 
접사렌즈는 말 그대로 접사촬영에 특화된 렌즈 입니다. 
촬영하고자 하는 대상 및 촬영환경에 맞춰 가장 적당한 렌즈를 선택할 수 있도록 사용자에게 옵션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50mm Compact macro와 MP-E 65mm를 제외하고는 접사 배율이 1배 입니다. 
흔히 1:1 접사 혹은 등배 접사라고도 표현을 하는데요. 이러한 렌즈를 사용하게 되는 경우에는 아래의 그림 3과 같이 
피사체의 크기와 동일한 크기의 상이 센서면에 맺히게 되어 작은 피사체를 아주 크게 확대할 수 있게 됩니다. 

(그림3. 1 배율의 매크로 렌즈)
 
예를 들어 1cm길이의 애벌레를 찍으면 플 프레임 DSLR의 경우 가로 36mm, 세로 24mm의 센서면에 1cm의 크기로 촬영되며  이를 나중에 모니터에서 보게 되면 매우 디테일한 애벌레의 모습을 볼 수 있게 됩니다.
접사렌즈를 고를 때에 어떤 것을 가장 우선적으로 생각해 봐야 할까요? 
일단은 초점거리가 생각이 납니다. 렌즈를 선택할 때 가장 우선시 되는 부분이기도 하지요. 

각각 피사체와 가장 가까운 거리에서 꽃을 촬영하게 되면 동일한 크기의 꽃을 찍을 수 있지만
 
모두 다른 초점거리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렌즈 별로 각각 다른 화각과 심도로 촬영되게 됩니다. 
초점거리가 짧은 렌즈일 수록 화각이 넓고 심도가 깊은 영상이 촬영되게 됩니다. 
 

 

(그림 4, 매크로 렌즈 초점거리 별 화각의 변화)

위의 그림 4을 보면 왼쪽 꽃의 크기는 세 개의 사진 모두 동일하지만 오른쪽 꽃의 크기는 렌즈의 초점거리가 늘어남에 따라 화각이 좁아지면서 망원렌즈의 압축효과가 커져 초점거리의 증가에 따라 보다 크게 표현됩니다. 
같은 배율의 렌즈라도 초점거리에 따라 피사체를 표현하는 방법이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초점거리에 따라서 최단 작업 거리(렌즈 끝에서 피사체까지의 거리)가 달라지기도 합니다. 
아래의 (그림 5)에서와 같이 예를 들어 0.5배율로 꽃을 찍는 경우 렌즈의 초점거리긴 렌즈 일수록 뒤로 많이 물러나야 합니다. 
따라서 인기척에 민감한 곤충 같은 것을 찍을 경우에는 아무래도 보다 멀리 떨어져서 촬영할 필요가 있으므로 
초점거리가 짧은 렌즈보다는 긴 렌즈를 선택하는 것이 유리합니다.

 

(그림 5. 초점거리에 따른 작업거리의 차이)
 
접사 촬영은 일반 적인 촬영에 비해 배율이 높아 흔들림에 민감합니다. 
따라서 보통은 삼각대 위에 카메라를 올린 상태에서 촬영을 하게 되며 IS 기능을 쓸 일이 많이 없기도 합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식물보호 차원에서 삼각대 사용을 금지하는 곳이 생겨나기도 합니다. 
이런 곳에서는 삼각대없이 손떨림 없는 사진을 찍기 위해 IS(Image stabilizer) 기능이 탑재된 렌즈를 선택하는 것이 좋습니다. 아무래도 카메라를 그냥 손으로 들고 촬영을 하게 되면 흔들려서 실패할 확률이 높기 때문이지요. 

 

(그림 6. IS가 내장된 EF 100mm f/2.8L Macro IS USM 렌즈)

 

(그림 7. MP-E 65mm)

조금 독특한 접사렌즈로는 MP-E 65mm Macro 렌즈가 있습니다.
그 이유는 보통의 매크로 렌즈가 1배 접사를 지원하는 데 비해 MP-E의 경우는 무려 5배 접사를 지원하기 때문에 
곤충의 표정이나 식물의 아주 작은 조형적인 부분까지 촬영이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그림 8. MP-E 렌즈의 5배 접사)
 
 
하지만 세상만사 완벽한 것은 없듯, 렌즈도 단점이 있습니다. 
보통의 접사렌즈는 일반적인 촬영에서도 사용이 가능하지만 MP-E의 경우에는 접사촬영 이외의 용도로는 거의 사용이 
불가능 하며 최대개방에서의 심도가 극단적으로 얕기 때문에 심도 확보를 위해서는 조리개를 많이 조여야 합니다. 
하지만 조리개를 조이게 되면 이에 대한 반대 급부로 셔터 속도를 느리게 하거나 감도를 높여야 하는데 
셔터를 느리게 하면 아무래도 상이 흔들릴 가능성이 높아지고 감도를 많이 높이게 되면 화질이 나빠지게 되므로 
별도의 조명을 사용하며 광량을 늘려주는 것이 필요합니다. 
야외에서 태양광으로 꽃을 찍을 땐 그림자를 약하게 하기 위한 필 라이트(Fill Light)의 역할을 해줄 수 있는 것이 필요 합니다. 접사용의 작은 반사판도 좋고 적당한 크기의 은박접시 가운데를 뚫어서 사용해도 재미있게 촬영을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가장 좋은 것은 매크로 촬영 전용의 플래시를 사용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일반적인 플래시의 경우 보통 핫슈에 장착하는데 플래시의 높이가 높기 때문에 빛이 피사체에 거의 닿지 않게 됩니다. 

물론 별도의 케이블 (OC-E3)나 600EX-RT 사용자의 경우 ST-E3를 사용하여 조명으로 사용할 수 있겠지만
 
이 역시 그림자가 강하게 지기 때문에 바람직한 결과를 얻기가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접사 전용의 매크로 링 라이트 MR-14EX나 매크로 트윈 라이트인 MT-24EX를 사용하면 입체감게 촬영을 할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두 개의 전구에서 나가는 빛이 둥글게 퍼져 나가며 부드러운 표현을 할 수 있게 되고 
게다가 좌우의 빛의 밝기를 조절할 수 있기 때문에 적당한 그림자 처리가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지금까지 접사용 도구에 대해서 간단히 알아 보았습니다. 
접사렌즈 선택 시 자신이 촬영하고자 하는 피사체와의 거리 등을 감안하여 적당한 초점거리의 접사렌즈를 선택하고 
또 보다 수준 높은 접사 촬영을 위해서는 전용의 스피드라이트를 준비하는 것이 좋습니다. 
접사렌즈 구입이 부담스러운 경우 인스텐션 튜브와 같은 액세서리를 활용해 보는 것이 좋은 대안이 될 수 있습니다.